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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삼순

풀때기요정 2012. 12. 26. 14:15

 

/

람은 결국 자기식대로 보게 되어 있어요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고

갖다 붙이고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죽었다 깨도 모르는 거죠

 

 

/

  런 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득하고

목울대가 항상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거기까지 사랑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았다

한 남자가 내게 그런 행복을 주고 또 앗아갔다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렇게 뜨겁던 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믿어지지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

 느날 몸이 마음에게 물었다

"난 아프면 의사 선생님이 치료해주는데

넌 아프면 누가 치료해주니?"

 그러자 마음이 말했다

"나는 나 스스로 치료해야 돼"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이 아플때

유일한 치유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고

화를 내고

웃고 울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하고

여행을 가고

마라톤을 하고

하지만 가장 최악의 것은

그 아픔을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

금은 반짝반짝 거리겠지

그치만 시간이 지나면 다 똑같아

그 여자가 지금은 아무리 반짝반짝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닌것처럼 된다구

지금 우리처럼

그래도 갈래

사람들은 죽을걸 알면서도 살잖아

 

 

/

니,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 추억은 추억일 뿐이예요

추억은 아무런 힘도 없어요

추억은 힘이 없다구요? 맞아요 그 말

하지만 동전의 양면이죠

추억은 지워지지 않아요

 

 

/

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신경질나 죽겠어!

이젠 남자 때문에 울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서른이 되면 안 그럴줄 알았어

가슴이 두근거릴 일도 없고

전화 기다린다고 밤샐 일도 없고

그냥 나 좋다는 남자 만나서

가슴 안 다치게 내 마음 안 다치게

나 그냥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근데, 이게 뭐야 끔찍해

그렇게 겪고 또 누굴 좋아하는 내가

나는 이런 내가 아주 끔찍해 죽겠어

심장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

땐 몰랐다

그가 나에게 했던 많은 약속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그 맹세들이 없었더라면

지금 좀 덜 힘들수 있을까

허튼 말인줄 알면서도 속고 싶어지는 내가 싫다

의미없는 눈짓에 아직도 설레이는 내가 싫다

이렇게 자책하는 것도 싫다

사랑을 잃는다는 건 어쩌면

자신감을 잃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랑했다 볼이 통통한 여자애를

세계 최고의 파티쉐가 되겠다고

파리 시내 베이커리는 다 찾아다니던 여자애를 사랑했다

꿈 많고 열정적이고 활기차고

항상 달콤한 냄새를 묻히고 다니는 여자애를 사랑했다

그런데 내 사랑은 여기까지인데

보채면 난 어떡해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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